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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는 없다, 감동만 있을 뿐

  • [시민방송뉴스통신]
  • 입력 2013-10-04 09:55
  • |
  • 수정 2013-10-04 09: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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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는 없다, 감동만 있을 뿐

장애인예술경진대회 ‘스페셜K’ 성황…모두가 한데 어울린 축제

[문화, 일상이 되다] 장애를 극복하는 문화

 
1 시각장애인 정철·이진용씨는 신명나는 장구 연주로 타악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2 신촌블루스의 ‘골목길’을 불러 대중음악 부문 대상을 받은 최호동씨는 가수 조덕배로부터 “지금 당장 가수로 활동해도 손색이 없다”는 극찬을 받았다. 3 한국무용 부문 대상을 수상한 서울농학교 학생들의 ‘꽃춤’.
1 시각장애인 정철·이진용씨는 신명나는 장구 연주로 타악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2 신촌블루스의 ‘골목길’을 불러 대중음악 부문 대상을 받은 최호동씨는 가수 조덕배로부터 “지금 당장 가수로 활동해도 손색이 없다”는 극찬을 받았다. 3 한국무용 부문 대상을 수상한 서울농학교 학생들의 ‘꽃춤’.
 
조명이 꺼진다. 진행 요원의 손을 잡고 입장한 중창단이 무대 한가운데 가지런히 섰다. 관객들은 숨을 멈추고, 이내 간주가 시작된다. 뮤지컬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의 삽입곡 ‘One day more’다.

“One day more, another day, another destiny ….”

왼쪽 끝에 선 이가 속삭이듯 노래를 시작한다. 소리는 피아노의 하얀 건반과 검정 건반을 번갈아 누르듯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으로 자유롭게 오간다. 음악은 끝을 향해 가고 마침내 11명의 소리가 하나의 노래로 울려 퍼진다. ‘더 나은 내일을 향해 가자’는 내용의 가사는 이들의 목소리를 타고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객석에선 노래가 끝나기도 전 기립박수가 시작됐다. 기자 역시 일어섰다. 단언컨대 눈을 감고 들었다면 그 누구도 장애인이라 생각하지 못했으리라. ‘스페셜K’ 마지막 시상식 무대에 선 ‘벨라보체 중창단’이 3분짜리 노래 한 곡으로 이날 모인 모든 관객에게 감동과 환희를 선사했다.

장애 예술인의 축제인 제1회 대한민국 장애인 예술경진대회 ‘스페셜K’가 9월 16일 막을 내렸다. 한국 장애인문화예술단체 총연합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스페셜K’는 우리나라의 실력 있는 장애 예술인들을 발굴해 직업예술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취지로 올해 처음 시작됐다. 8월 20일부터 9월 15일까지 25일간 7개 부문에서 총 122개 팀이 경연에 참가했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52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고, 7개 팀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꽃춤’으로 한국무용 부문 대상을 수상한 서울농학교 학생들은 이번 대회를 위해 6개월 동안 수업이 끝난 뒤 땀을 흘렸다. 이주림(18)양은 “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문에 연습할 때마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새로운 춤을 배울 때마다 신이 났다”며 “열심히 하면 언제든 일반인들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양은 ‘난타’로 타악 부문에도 참가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실력격차 없음을 확인”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소득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실력격차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장애인이 기성 예술분야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뜻이다. 기악 부문 심사위원인 이대형 세종대 겸임 교수는 “비장애인의 경우 배움이 깊어질수록 자기만의 멋을 잃는 경우가 많은데, 개성이 넘치는 장애인들의 경연을 지켜보며 스스로 많이 배웠다”면서 “장애인들이 자신감을 갖고 더 넓은 무대에서 활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올린 연주로 기악 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지선(18)양과 신촌블루스의 ‘골목길’을 불러 대중음악 부문 대상을 받은 최호동(44)씨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더 큰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는 극찬을 받았다.

시각 장애를 가진 김양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바이올린 소리를 들려주고 싶다”며 “앞으로 마음과 마음이 맞닿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씨는 “앉아서 부르기 때문에 아무래도 발성에 한계가 있지만 연습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예술을 향유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고, 문화는 모두가 평등하게 누리고 나누어야 할 대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의 유무나 실력의 차이가 예술과 문화에 접근할 권리를 빼앗아선 안 된다는 점이다.

‘스페셜K’가 장애 예술인의 축제라면 2009년부터 열리고 있는 장애인문화예술축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예술인과 장애 예술인이 차이를 극복하고 어우러지는 무대다. 올해의 메인 주제는 ‘어울림’이다. 장애 예술인의 예술적 우수성을 외면하는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벗어던지고 모두 하나로 어울리자는 취지다.

 
 
[위클리공감]

시민방송 기자 simintv@simintv.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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